•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
  •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 Eisenberg | 2018.04.03 00:16 | 조회 233 | 공감 0 | 비공감 0
    안녕하세요~!
    모두 잘 지내고 계신가요?
    요즘 정말 많은 일이 있어 참 몸도 마음도 힘든거 같네요...
    시대가 바뀌어도 우리사회 곧곧에 적폐(너무 정치적인 용어같아 사용하기 꺼려지지만)가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나서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Whistle-blowing 할
    용기도 없다는게 더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종종 시를 읽곤 하는데 오늘 유난히 김수영 시인의 아래의 시가
    가슴에 울리는것 같네요...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

    희망의 문학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 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을 지고

    머리도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공감 비공감
    수정 삭제 목록
    10,233개(1/512페이지)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회원가입시 이메일인증 안내사진[8+1] 준™ 2016.05.20 49788
    공지 악성 스팸 봇의 광고게시에 따른 게시물 열람등급 변경 안내사진[22] sevendwarf 2015.06.08 114672
    공지 읽기권한 : 비회원 ~ / 쓰기권한 : 일병이상 ~[107] sevendwarf 2013.10.13 175839
    공지 커뮤니티내 모든 게시판에 대한 작성원칙 (전회원 필독사항)[33+1] sevendwarf 2013.04.09 183522
    공지 [팁] 마이페이스 첫화면에서 안나오게 하기사진첨부파일[64+6] 준™ 2011.09.17 213918
    10228 모바일썸남과 다시 연락이 됐어요. 너무 기쁘다.[3] 2018.04.19 66
    10227 모바일ㅈㄷ앱[2] 맛살 2018.04.17 130
    10226 모바일좋아하는 사람 생겼을때 중요한 두가지[3] 2018.04.17 118
    10225 혹시 군인사진 가지고 계신 분[2+3] 마리호이 2018.04.17 136
    10224 모바일방금 썸남한테 그만 연락하라고 톡 남겼어요.[5+6] 2018.04.13 385
    10223 모바일와웅 굴곡지군??[3] Keserin 2018.04.12 235
    10222 아침부터 페이스북 보고사진첨부파일[2+7] 알로 2018.04.11 344
    10221 혹시 정회원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여?[2] 마리호이 2018.04.11 153
    10220 기괴한 이야기를 듣다[2+2] 드미트리 2018.04.10 215
    10219 모바일질문이요! (약수위?)[1] 게이게이게이 2018.04.08 276
    10218 게이 희화화사진첨부파일[1] 미취여신 2018.04.05 440
    >>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사진[2] Eisenberg 2018.04.03 234
    10216 모바일너무좋은 가사와 노래[2] 아키 2018.04.02 185
    10215 나의 키스가 누군가에겐 이별 된다[1] 미취여신 2018.04.02 199
    10214 벚꽃 핵이뻐요[2+1] 상눈 2018.04.01 184
    10213 빠~빨간맛 궁금해 허니[4] 푸른달 2018.03.30 263
    10212 퀴어영화계의 마스코트 권기하씨 배우전이 있네요.사진첨부파일[2] 준™ 2018.03.29 443
    10211 모바일사랑은 새로운 사랑으로 잊혀진다죠[2] Gypsophila 2018.03.26 268
    10210 서버접속장애가 있었습니다.사진[5] 준™ 2018.03.25 283
    10209 벚꽃이 다가오는 김에[4+4] 가브리엘 2018.03.22 272
    다음 글쓰기새로고침
    조아요닷컴소개 | 홈페이지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 제휴/광고문의 | English Board | 중국독일이탈리아프랑스러시아스페인핀란드일본미국한국
    조아요닷컴의 사전 동의 없이 조아요닷컴의 정보,콘텐츠 및 등을 상업적 목적으로 무단 사용할 수 없습니다.
    조아요닷컴에 등록된 이미지와 게시물의 내용은 건전성과 공익성 그리고 재미를 최우선에 두고 있으며 그에
    적합하지 않은 콘텐츠 발견시 바로 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신고/문의/건의는 민원실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민원실 바로가기]
    Copyrights ⓒ 2018 zoayo.com All Rights Reserved. (Excute Time 0.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