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애 막아내겠다" 이게 교육감 후보의 문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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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취여신 | 2018.06.04 19:08 | 조회 351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혐오선동세력이 다시 분주하다. 예비후보들에게 혐오를 다짐받는 질의서를 보내고 있으며, 스스로 후보로 나서 혐오선동을 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방선거와 혐오에 대한 평등UP 연속기고를 한다. 혐오를 직접 마주하는 현장 활동가의 고민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혐오는 용납될 수 없음을 전하고, 해외 사례 등을 통해 실천적인 방안도 모색하고자 한다. -기자말 

    지방선거혐오대응전국네트워크 14일 발족한 지방선거혐오대응전국네트워크
    ▲ 지방선거혐오대응전국네트워크 14일 발족한 지방선거혐오대응전국네트워크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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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성소수자를 아시나요?

    선거는 민주사회의 축제라고도 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과 대안들이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사람들은 그에 대한 의사를 표시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사회적으로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이 시기까지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사회에는 많은 성소수자가 있다. 누군가의 선생님으로, 누군가의 학생으로, 누군가의 동료로, 누군가의 자식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주위도 이미 수많은 성소수자가 존재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그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면, 주변에 있는 많은 성소수자가 차별과 폭력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성적지향이나 성정체성을 숨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소수자 중에서도 청소년 성소수자 같이 더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겨야 한다는 심한 압박에 시달린다. 청소년은 제도적으로 자기결정권을 박탈당한다. 어디 살지, 누구와 살지, 무엇을 할지 결정할 수 없고, 자기의 의지로 돈을 벌 수도 없다. 설사 돈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관리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만나 한층 더 강한 폭력으로 작동한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에 시달리지만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가정을 떠날 수 없는 청소년, 폭력을 피해 도망쳤지만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경제권도 행사할 수 없고 감시에 시달려 사회보장제도 바깥의 빈곤층이 되는 청소년의 사례는 정말 흔하다. 최악의 경우 부모에 의해 감금당해 이른바 '전환치료'를 당하는 청소년도 있다.

    이런 열악한 청소년 성소수자의 인권 실태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2006년 한국청소년개발원에서 실시한 '청소년 성소수자의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해 보았다고 응답한 청소년 성소수자 응답자는 77.4%에 달하고 같은 조사의 자살시도 비율은 47.4%에 달한다. 47.4%라는 자살시도 비율은 전체 청소년 대상의 조사보다 5배나 높은 결과이다. 

    뿐만 아니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용역 보고서인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성소수자 응답자의 98%는 학교에서 교사나 학생으로부터 혐오표현을 접했다고 답변했고, 54%의 응답자는 자신의 성별 정체성이 알려진 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변했으며, 19%의 응답자는 학교에 동성교제 금지 규칙이 있다고 답했다. 

    SNS를 통해 '성소수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적어 내라'는 교내 성소수자 색출시도가 고발된 적이 있는데, 이러한 색출시도도 응답자의 4.5%는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초중등교육법에서 '학교의 설립자·경영자와 학교의 장은 「헌법」 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공간이 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공격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정치인들, 심지어는 일부 교육자들은 오히려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더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하고 있다. 

    동성애 문화 막아서겠다는 모 지역 교육감 후보 동성애 문화 막아서겠다는 모 지역 교육감 후보
    ▲ 동성애 문화 막아서겠다는 모 지역 교육감 후보 동성애 문화 막아서겠다는 모 지역 교육감 후보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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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구요?

    얼마 전 광역시 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한 한 후보는 문자 한 통을 돌렸다. 이 문자에서 그 후보는 교육 현장에도 '영적전쟁'이 있다고 이야기 하며 자신을 '영적 파수꾼'으로 자칭했다. 그러면서 동성애와 돼지머리 고사를 막아내겠다고 선언했다(관련 기사 : 지방선거 앞둔 인권단체 "속지 말자, 혐오선동").

    교육책임자가 교내 성추행과 폭력 문제의 원인으로 '돼지머리 고사'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도 충분히 충격적이지만, 인권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 큰 도시에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사람이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단체문자로 돌린 것은 중대한 문제이다. 동성애를 막아내겠다고 선언한 사람이 교육감이 되면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런 일들에 대한 핑계로는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등장한다. 익숙한 주장이다. 과거 성소수자들의 커뮤니티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며 차단된 사례도 있고, 2015년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서 동성키스신이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중징계를 의결했을 때도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핑계가 포함돼 있었다. 또한 최근 여러 지역에서 인권조례들이 폐지될 때 보수정당 의원들은 '성소수자 관련된 내용들이 청소년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하지만 성소수자는 청소년과 별개의 집단이 아니다. 단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가 존재가 가장 좋은 예이다. 이성애가 아닌 성적지향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면 청소년 성소수자는 그 존재 자체가 유해한 것이 되는 것인가? 이성애가 아닌 성적지향도, 시스젠더(사회적으로 지정받은 신체적 성별과 본인이 정체화하고 있는 성별 정체성이 동일하다고 여기는 사람)가 아닌 성정체성도 청소년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을 꼽으라'고 하면 오히려 성소수자 차별과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청소년의 권리와 의사를 무시하고 객체화하는 '청소년 보호주의'를 꼽을 수 있다. 성소수자 차별은 이중의 억압을 견디고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더 큰 압박을 가한다.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청소년의 권리와 의사표현을 제약하는 '청소년 보호주의'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그런 것처럼 청소년의 존재를 더욱 사회에서 지워버린다. 사회에서 지워지면 그들을 위한 정책도, 그들을 위한 제대로 된 보호도 만들어질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청소년 보호주의'는 보호가 아니다. 폭력이다. 

    결국 성소수자에 차별적인 심의도, 해당 후보의 문자도 차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실제 청소년을 보호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그들이 하고 싶은 건 낯선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이용하여 시민들을 갈라놓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예전에는 북한이 이에 이용되었고, 이제는 외국인 노동자나 성소수자가 여기에 이용되고 있다.

    홍준표 대표 앞 선거연령 하향 촉구 기습시위  선거연령 하향 4월 통과 촉구 청소년 농성단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열린 사회주의 개헌·정책 저지 투쟁본부 현판식에서 선거연령 하향을 요구하며 기습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모습을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위원장 등이 지켜보고 있다.
    ▲ 홍준표 대표 앞 선거연령 하향 촉구 기습시위 선거연령 하향 4월 통과 촉구 청소년 농성단이 지난 4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열린 사회주의 개헌·정책 저지 투쟁본부 현판식에서 선거연령 하향을 요구하며 기습 시위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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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 축제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인권은 분리되지 않는다. 모든 인권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청소년의 권리와 의사를 짓밟는 '청소년 보호'라는 구실은 그대로 성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구실이 된다.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성소수자 인권이 자신의 이야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공격하는 것은 성소수자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사회 전체에 대한 공격이다.

    '관용'이란 자신과 다른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 사회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공존할 수 있는 힘은 관용에 있다. 하지만 정체성을 이유로 사람들을 배제하기 시작한다면 사회의 관용은 깨지게 된다. 이러한 사례를 우리는 역사상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바로 나치즘이다. 나치즘은 유대인을, 집시를, 사회주의자를, 성소수자를 공격했지만 결국 인권을 침해당한 사람은 그 사회의 구성원 전부였다. 

    이것은 사회 구성원 전체가 청소년 성소수자 같이,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고리에 처해지는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이다. 초대받지 않은 불화의 신이 축제에 참여해 트로이 전쟁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선거라는 축제에는 소수자 혐오라는 초대받지 말아야 할 손님이 등장해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더 이상 선거라는 민주주의 사회의 축제가 사회를 위협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초대되어서는 안 되는 손님을 축제에서 내보내고, 초대되어야 하지만 초대되지 못한 사람들을 초대해 제대로 된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의 일부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선거 때마다 차별받아야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시민의 일부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참정권이 박탈되어 배제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자꾸 누군가를 배제시킴으로써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축제에는 당신이 초대되지 않았음을, 친절하지만 단호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은 소수의 누군가를 위한 일이 아니다. 사회의 모든 사람들, 그러니까 바로 당신을 위한 일이다.

    덧붙이는 글 | 목성돼지님은 울산성소수자모임 디스웨이 활동가입니다. 평등 UP기고는 차제연 홈페이지 equalityact.kr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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